청자 주병에 그려져 있는

한떨기 들국화를 보고 있노라면

어느새

천년 세월 접어

고향 우티나테

길 모퉁이로 들어선다

아무렇게나 산야에 흩어져

피고 지는 들국화마냥

우리들 삶 또한

태어나고 또 죽고

부질없는 욕심쫒아

이리저리 헤메다가

그저 그렇게 왔다가 돌아가는 것을

우티나테 언저리엔

올해도 어김없이

한송이 들국화

때맞춰 피었다

흙으로 돌아갔으리라

홀로 피고지며

천년의 삶 돌고돌아

흙이 되었다가 물이 되었다가

가릉빈가 선반에서 꽃을 피우니

이름없이 왔다가

어느새 가버리고 했던

옛 민초들의 삶

들국화 향기 짙은 그리움으로

청자 주병에 묻어나고 있네